▲ 마음사랑카페 |
[뉴스노크=김인호 기자] “다시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손님들이 제가 만든 커피가 맛있다고 말해 줄 때 너무 행복합니다.” 마음사랑카페 취업자 A씨(남, 36세)
A씨는 조현병 환자로 30세에 증상이 발현되면서부터 집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어려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의 노력으로 질병을 치료하고 증상이 사라져 다시 일자리를 찾아 나섰지만, 사회에 나온 A씨는 사람들의 편견으로 한 번 더 좌절을 겪어야만 했다. 은평병원 ‘마음사랑카페’는 이러한 A씨가 바리스타라는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차분한 성격의 A씨는 오늘도 주문받은 음료를 하나하나 정성껏 만들어 내면서 ‘마음사랑카페’에서 멋진 바리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시 은평병원은 최초의 병원 기반 직업재활 사업장인 ‘마음사랑카페’를 통해 현재까지 회복기 정신질환자 15명에게 일자리 제공과 함께 자립의 기반을 마련했다.
은평병원에서 퇴원한 정신질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다수의 퇴원환자가 증상이 호전됐음에도 사회적 편견 등으로 여전히 외부와 고립되어 있었다.
또한 전국에 운영 중인 직업재활 사업장 대부분은 일반장애인만을 채용하고 있어 정신장애인들을 위한 직업재활이 전무해 은평병원은 지난 4월 7일, 병원 내 운영 중인 카페를 활용해 ‘마음사랑카페’를 개소한 바 있다.
‘마음사랑카페’는 정신질환자에게 직업생활을 통해 소속감과 자부심, 자기 효능감, 대처 능력 등 건강한 측면을 발달시키고 무력감, 무가치함, 낮은 자존감 등을 극복하게 했다. 또한 정기적인 임금을 통해 재정을 관리하게 됨으로써 근로 동기가 강화되고 경제적 자립의 기회를 제공했다.
‘마음사랑카페’에 고용됐던 정신질환 당사자들은 정신과적 기능에서 평균 2.5점의 상승을 보였고, 50% 이상이 외부 기관 취업으로 연계됐다.
‘마음사랑카페’에 취업했던 11명을 대상으로 고용 전·후를 평가한 결과, 평균 77.1점에서 79.6점으로 정신과적 기능이 상승했고 만족도 조사 결과 80% 이상이 증상 호전과 경제적 자립에 도움이 됐다고 대답했다.
또한 카페 근무 종료 이후에도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외부 기관에 취업을 연계했으며 현재 11명 중 6명이 타 기관 취업에 성공했다.(일반카페 2명, 직업재활 카페 2명, 직업재활 단순노동 2명)
한편 ‘마음사랑카페’에는 직업재활과 치료의 병행을 위해 정신건강 간호사 2명이 상주하며 업무지도와 상담을 전담하고 있다.
정신건강 간호사는 채용된 대상자가 근무지에 배치되기 전 정신과적 평가를 실시하여 개인별 능력에 맞는 업무 범위를 지정하고, 주 1회 상담과 월 1회 직업재활 평가를 통해 직무 적응 정도와 정신과적 증상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한, 스트레스 및 약물 관리 등의 교육을 함께 진행하여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직업재활이 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종혁 은평병원장은 “당사자에게 직업은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 경제적 자립 등 회복에 중요한 요건”이라며 “직업재활 카페 사업을 통해 정신질환자들이 바리스타로서 역량을 키우고 자립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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